1강. 원자 & 양자역학 입문
원자 모형
먼저, 이미 배운 화학의 네 가지 기본적인 법칙에 대하여 알아보자.
- 질량 보존 법칙: 반응 전후 생성물과 반응물의 총질량은 보존된다.
- 일정 성분비 법칙: 화합물을 이루는 원자들 간에 질량비는 간단한 정수비가 성립한다.
- 배수 비례 법칙: 2종류 이상의 원소가 화합하여 2종 이상의 화합물을 만들 때, 한 원소의 일정량과 결합하는 다른 원소의 질량비는 항상 간단한 정수비가 성립한다.
- 기체 반응 법칙: 기체 반응에서 기체 부피 사이에는 간단한 정수비가 성립한다.
위 네 가지 법칙을 토대로, 돌턴은 원자 개념을 떠올리게 되었고,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운다.
Dalton의 원자설
- 한 원소를 이루는 원자은 모두 동등하다.
- 다른 원소를 이루는 원자들은 다른 질량을 갖는다.
- 화합물은 여러 원자들이 특정한 비율로 조합되어 만들어진다.
- 화학 반응에서 원자는 생성되거나 소멸되지 않고 서로 배열만 바뀔 뿐이다.
현대적인 관점에서 돌턴의 원자설은 틀린 이야기가 많다. 동위원소는 1번 가설에 맞지 않고, Berthollide는 3번 가설에 맞지 않고, 핵반응은 4번 가설의 반례이다.
그럼에도 돌턴은 실험을 통해 얻어낸 법칙을 토대로 합리적인 가설을 세웠다는 점에서 고대 그리스의 원자론과는 차이가 있다.
톰슨의 원자 모형
톰슨이 진공관 내에 두 금속판 사이에 매우 큰 전압을 걸었을 때, 발생되는 음극선을 발견하고, 다음과 같은 실험을 수행한다.
- 음극선이 지나는 곳에 장애물을 두었을 때 그림자가 생겼다. $\rightarrow$ 음극선은 직진하는 성질이 있다.
- 음극선이 지나는 곳에 바람개비를 두었더니 바람개비가 회전하였다. $\rightarrow$ 음극선은 질량을 가진 입자이다.
- 음극선이 지나는 곳에 전기장이나 자기장을 걸어주었을 때 음극선의 진행방향이 휜다. $\rightarrow$ 방향을 통해 음극선이 (-) 전하를 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전자의 비전하 $\frac{e}{m_e}$의 값을 구하였고, 전자의 비전하는 금속판의 종류와 관계없이 일정하다는 것을 발견한다. 즉, 전자는 모든 원자에 공통적으로 들어있는 입자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들을 통해 톰슨은 plum pudding이라 불리는 새로운 원자 모형을 제시한다.
러더퍼드의 $\alpha$입자 산란 실험
$\alpha$입자는 헬륨의 원자핵인데, 당시에는 (+) 전하를 띠는 운동에너지가 큰 입자라 알고 있었다. 러더퍼드가 금박과 백금박을 사용하여 실험한 이유는 전성이 커서 얇게 펴기가 쉬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금은 원자핵의 크기와 전하량이 크기 떄문에 같은 두께의 다른 금속들(구리 등)에 비해 산란되는 입자의 수가 많다.
$\alpha$입자를 금박에 쐈을 때, 예상과는 달리 매우 적은 양의 입자가 크게 굴절되거나 반사되었고, 이를 통해 러더퍼드는 원자 안에 (+) 전하를 띠는 질량이 집중된 부분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전자는 원자핵 주변을 원운동한다고 설명하였다.
고전 역학의 붕괴
19세기 사람들은 영의 이중슬릿 실험으로 간섭이 일어나는 현상을 보고 빛이 파동이라고 믿고 있었다. 빛의 파동성에 대한 다음 두 식은 매우 유용하니 기억하도록 하자.
- 광속 $c=\lambda \mu$ ($c$: 광속, $\lambda$: 파장, $\mu$: 진동수)
- 에너지 $E=h\mu=\frac{hc}{\lambda}$ ($E$: 에너지, $h$: 플랑크 상수, $\lambda$: 파장, $\mu$: 진동수)
그러나 20세기 ‘흑체 복사’를 설명하는 이론을 개발하는 중, 다음과 같은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caption: Ultraviolet catatrophe(자외선 파탄)
플랑크는 에너지가 양자화되어있다고 가정하면 자외선 파탄 현상이 설명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후 아인슈타인이 광전효과를 발견하게 되고, 특정 파장 이하에서는 아무리 빛이 약해도 전자가 나오지만 특정 파장 이상에서는 아무리 빛이 강해도 전자가 나오지 않는 현상이 일어난다. 고전 역학에서는 빛을 파동으로 볼 때, 파장이 짧거나 세기가 세면(진폭이 크면) 에너지가 증가하는데, 광전효과를 설명할 수 없다. 이를 통해 아인슈타인은 빛을 입자로 생각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고, 빛 입자를 ‘광자(photon)’이라고 부른다.
Bohr 모형
Rutherford의 모형의 문제점으로는 우선, 원자의 안정성을 설명할 수가 없었다.
- Maxwell 법칙: 전기장 내에서 가속 운동하는 전하는 전자기파를 방출한다.
즉, 러더퍼드 모형에서 전자가 원운동을 한다면 전자기파를 방출하여 에너지가 줄어들어 결국 원자핵과 충돌해버리고, 계산 결과 원자의 기대 수명이 $10^{-11}$초 밖에 되지 않았다.
또한, 러더퍼드의 모형으로는 원자의 선스펙트럼을 설명할 수 없다. 러더퍼드의 모형에서 전자는 모든 파장의 빛을 낼 수 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전자가 특정 파장의 빛만을 방출한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보어는 각운동량 양자화 가설을 세운다. 수소꼴 원자(단전자원자)에서 각운동량 $L=mvr$은 $\hslash$의 정수배로 양자화되었다. 즉, $mvr=n \hslash$이라 두고, 전자의 에너지와 원운동 반지름을 구해보면,
- $E=-\frac{Z^2}{n^2}R_H$, $Z$는 양성자수, $n$은 주양자수, $R_H=1312\operatorname{kJ}/\operatorname{mol}$는 Rydberg 상수
- $r=\frac{n^2}{Z}a_0$, $a_0=52.9\operatorname{pm}$는 보어 반지름
수소 스펙트럼
보어 원자모형에서 전자 전이 따른 파장을 구해보자.
우선, $n>1$에서 $n=1$로의 전자 전이는 자외선 영역의 빛을 방출하고, 라이먼 계열이라 부른다. $n>2$에서 $n=2$로의 전자 전이는 가시광선 영역이고, 발머 계열이라 부른다. $n>3$에서 $n=3$으로의 전자 전이는 적외선 영역이고 파셴 계열이라 부른다.
주양자수 $n=m_1$에서 $n=m_2$로 전이하는 전자가 방출하는 빛의 에너지는
\[E=-\frac{R_H}{m_1^2}+\frac{R_H}{m_2^2}\]이고, $E=\frac{hc}{\lambda}$를 통해 파장을 계산할 수 있다.
$\operatorname{He}^+$에서 전자 전위는 $Z=2$를 대입하면 된다.
드브로이 물질파 가설
보어는 각운동량 양자화 가설을 세우기는 했지만, 양자화되어있다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였다. 또한, 보어 모형은 전자가 여러 개인 경우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드브로이는 전자를 파동으로 생각할 때, 물질파의 파장은
\[\lambda=\frac{h}{mv}\]로 나오고, 아래 그림으로부터 식 $n\lambda=2\pi r$을 대입하면 $mvr=n\hslash$을 쉽게 유도할 수 있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모든 물질은 운동량과 속도를 동시에 알 수 없다는 이론으로, 입자의 “궤적”을 안다는 것이 불가능함을 의미한다. 운동량의 표준편차를 $\Delta p$, 위치의 표준편차를 $\Delta x$라 할 때,
\[\Delta p \Delta x \geq \frac{h}{4 \pi}\]가 성립한다. 이제 양자역학에서 $F=ma$는 폐기해야 한다.
슈뢰딩거 파동 방정식
그래서 작은 입자들에 대해 $F=ma$를 사용할 수 없었고, 대신 등장한 방정식이
\[\widehat{H}\psi=E\psi\]이다. $\widehat{H}$는 hamiltonian 연산자이고, $\psi$는 파동함수, $E$는 에너지를 의미한다.
파동함수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지만 적절히 처리하면 모든 알 수 있는 물리량을 알 수 있는 함수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psi^2$은 입자의 발견 확률 밀도 함수이다.
이제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어볼 것인데, 가장 쉬운 형태인 1차원 상자 속 입자(particle in a box)에 대하여 풀어보자.
슈뢰딩거 방정식의 해법
1차원 상자 속 입자에 대한 파동 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frac{\hslash^2}{2m}\frac{d^2}{dx^2}\psi(x)+V(x)\psi(x)=E\psi(x)\]여기서 퍼텐셜 에너지는 상자 안에서 0, 밖에는 무한대이다. (즉, 입자는 반드시 상자 속에만 존재) (1차원) 상자의 크기를 $L$이라 하자.
$x<0, x>L$일 때는 방정식을 풀 필요가 없이 $\psi=0$이다. (입자가 존재할 수 없으므로 존재 확률인 $\psi^2=0$이기 때문)
$0 \leq x \leq L$일 때, $V(x)=0$이므로, 식을 정리하면
\[-\frac{\hslash^2}{2m}\frac{d^2}{dx^2}\psi(x)=E\psi(x)\]이때는 $\psi(x)=A\sin kx +B\cos kx$로 쓸 수 있다.
파동함수가 만족해야하는 조건으로, 우선 $\psi(x)$는 전구간에서 연속이어야 하고, 정규화 되어있어야 한다. 즉, $\psi^2$이 확률 밀도 함수이므로 $\int_{-\infty}^{\infty}\psi^2\, dx=1$이다.
우선, $\psi(0)=0, \psi(L)=0$을 대입하면 $\psi(0)=B\cos 0 = 0$이므로 $B=0$. $\psi(L)=A\sin kL=0$이므로 $kL=n\pi, (n \in \mathbb{Z})$ 따라서 $\psi(x)=A\sin \frac{n\pi}{L}x$.
파동함수는 정규화되어있는데, 어차피 $x<0, x>L$일 때는 $\psi=0$이므로
\[\int_0^L \psi^2\, dx=1\\ \int_0^L A^2 \sin^2 \frac{n\pi x}{L}\, dx=1\]따라서 $A=\pm \sqrt{\frac{2}{L}}$인데, 파동함수의 절대 부호는 의미가 없으므로(제곱해야 하므로), 일반성을 잃지 않고 $A=\sqrt{\frac{2}{L}}$라 하자.
결론적으로, $\psi(x)=\sqrt{\frac{2}{L}}\sin \frac{n\pi x}{L}\, (0\leq x \leq L)$, 이외에는 $\psi=0$. 이걸 처음 식에 대입하면
\[E=\frac{n^2h^2}{8mL^2}\]이라는 중요한 식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슈뢰딩거 방정식을 푸는 다른 방법도 알아보자.
상자 크기가 $L$일 때, 파동은 아래 그림과 같이 생겼을 것이다.
이때, $\frac{\lambda}{2}=\frac{L}{n}$이고, 드브로이 물질파 공식에 의해 $\frac{h}{2mv}=\frac{L}{n}$으로 쓸 수 있다. 여기서
이고, 퍼텐셜 에너지는 0이므로, 운동에너지만 고려하면
\[E=\frac{p^2}{2m}=\frac{n^2h^2}{8mL^2}\]을 얻을 수 있다.
슈뢰딩거 방정식의 해석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어 구한 식 $E=\frac{n^2h^2}{8mL^2}\, n \in \mathbb{N}$을 해석해보자.
-
에너지가 양자화되어 있다. 별다른 가정을 하지 않고도 $\sin$ 함수의 특징에 의해 에너지로 가능한 값이 양자화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
파동함수의 마디가 많아질 수록 에너지가 증가한다. 마디는 $\psi$가 +에서 -로, 또는 -에서 +로 부호가 바뀌는 점을 말한다. 마디가 많아지면 $n$이 커지므로 에너지가 증가한다.
-
상자가 클수록 에너지가 감소하고, 에너지 사이 간격도 감소한다.
이므로 $L$이 증가하면 $E$도 감소하고, 간격 $E_{n+1}-E_n$도 감소한다. 이러한 이유로 전자는 일반적으로 넓게 퍼져 있을수록(=비편재화) 안정하다. 공명이 발생하는 것은 전자가 비편재화되는 예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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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점 에너지라는, 에너지의 최솟값이 존재한다. $n$이 자연수이므로, $E$의 최솟값은 $n=1$일 때, 최소에너지 $E=\frac{h^2}{8mL^2}$이다. 영점에너지의 예시로, $He$은 1기압에서 얼지 않는다. $0 \operatorname{K}$까지 낮춰도 영점에너지가 존재하고, 이 에너지가 헬륨을 얼게 만들기에는 높아서 헬륨은 0K에서도 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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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가 클수록, 입자가 무거울수록 고전 역학에 수렴한다. (대응원리) $E=\frac{n^2h^2}{8mL^2}$에서 $m$과 $L$이 클수록 에너지 간격이 감소하고, 영점 에너지가 감소하므로 고전역학에 가까워진다.